건그레이브 고어
플레이타임 20시간, 하드 난이도 엔딩 완료.
플스2시절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법한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최신작을
한국 게임 개발사가 개발을 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발매일을 기다려 플레이 해보았다.
사실 이 게임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특출난 게임을 개발했던 제작사도 아니고 원작을 개발하던 제작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시리즈의 팬으로서 플레이 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전작 플레이 경험 없음)
우리나라 콘솔게임 응원반, 어느정도 잘만들었나 궁금한 반으로 구입했다.
첫인상은 썩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림 몇장으로 떼우는 오프닝 배경설명이라던지
해상도는 높지만 현세대 그래픽정도라고는 할 수 없는 비쥬얼같은걸 봤을때
풀프라이스 게임이라기 보다는 (현재 PSN 기준 54,800원 판매중) 중소 인디게임 정도의
퀄리티처럼 보였다.
그래도 중요한 게임플레이는 생각보다 꽤 재밌었다.
단순하지만 호쾌하고 시원시원한 난사액션이 쉴새없이 떨리는 패드와 트리거의 진동으로
꽤 좋은 손맛이 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밌는 기본 난사액션 플레이를 뒷받침하는 모든 요소들이 허술했다.
다른게임과는 달리 건그레이브 고어는 기본적으로 적에게 한대도 맞지 않는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재충전이 가능한 실드로 버티면서 적과 맞딜하는 것이 주된 게임성인데
그렇기 때문에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행위는 왠만하면 피해야 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꽤 재밌는 포인트인 바주카포 튕겨내기는 제자리에서 근접공격을 써야만
발동이 가능하고 일단 발동하면 제자리에서 휘두르는 공격이 1초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그동안은 무수히 날아오는 총알들을 그냥 제자리에서 맞고 있어야 한다.
위의 예는 대표적인 전투 디자인의 미스중의 하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 이런 비슷한
허술함들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저격수의 공격 빈도라던가 보스의 피하기 어려운 패턴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 보스 ui 등등)
그리고 레벨디자인 또한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스테이지 자체가 그냥 적들이 몰려 나오는 스테이지를 한바퀴 도는데 그치는 수준인데
그 분량이 쓸데없이 상당히 많다. 스토리와 크게 연관도 없는 부분인데도 억지로 분량 늘리기처럼 보이는
스테이지들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들어서 초반부에도 쉽게 지루해진다.
차라리 분량을 일부러라도 절반정도는 줄여서 특색있는 스테이지를 더 만드는 편이
스토리의 집중도면에서도 더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스테이지 진행중 가끔씩 나오는 낙사구간과 점프 플랫폼 구간은 과연 이게임에서 왜 필요할까?
전혀 이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 뜬금없는 외나무 다리에서 로켓포와의 대치는
그냥 쉔의 고성에서 하도 죽음을 많이 당해서 너네도 한 번 당해봐라라는 심술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게다가 지금이 어느시대인데 2020년에도 구르기 방향이 8방향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위의 외나무 다리나 낙사구간과 이 구르기 방향이 어우러지면 소울류 못지 않은 빡침을 느낄 수 있다.
보스전 자체는 이 게임의 백미라도 불러도 될 정도로 재밌었다.
엄청 특별한 패턴같은건 없었지만 건그레이브 고어의 기본 플레이자체가 다른 액션게임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떄문에
그것만으로도 꽤 재밌는 경험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중요보스들끼리도 패턴의 완성도나 재미가 들쑥날쑥이고
기본적으로 판정자체가 깔끔하지 못하다 보니까 제작자가 의도해서 재밌다라기보다는
만들다보니 얻어걸린 재미라는 느낌도 들었다.
스토리 역시 딱히 흥미롭지 않은 도입부부터 게임과 어우러지지 않는 이야기들
지금 대체 여기서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물음표밖에 없는 스토리텔링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간지나는 캐릭터에 비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액션장면들이 더더욱 아쉽다.
사운드 밸런스도 컷신과 인게임의 볼륨이 따로논다던지
처형 효과음의 높낮이가 비정상적으로 차이난다던지
녹음 품질자체가 안좋은 효과음들이나 사람들의 음성이 중간에 끊긴다던지 하는 문제들은
상당히 기본에 속하는 부분임에도 잘 지켜지지 않아서
이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는 주범중에 하나이다.
그래도 플레이 후반부에 겪은 좋았던 점은 1회차 하드로 플레이 했을때보다
트로피 헌팅을 위해서 2회차 이지모드, 3회차 노멀로 플레이를 해봤더니 (하위 난이도 트로피 언락 안되는 것도 단점...)
이 게임의 장점인 시원시원한 난사액션이 훨씬 더 빛을 발하기는 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하드 난이도 설계를 잘못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지, 노멀 난이도로 1회차를 먼저 플레이 한다는 가정이 있다면
하드 난이도에서 겪었던 어이없는 레벨 디자인들이 조금은 납득이 갈지도 모르겠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긴 시간동안 꽤 자주 "이 부분은 이러면 좋았을텐데, 혹은 이런게 있으면 더 재밌을텐데..." 라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건그레이브라는 게임의 기본 코어 액션 플레이가 꽤 재미있고 조금만 활용을 잘하면
훨씬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여기 저기 많이 보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게 플레이 했지만 아쉬운 퀄리티의 완성도와 깊이가 부족한 시스템 떨어지는 디테일등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K-난사액션게임.
4.5/10점
'G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칼리스토 프로토콜 (The Callisto Protocol) (0) | 2022.12.08 |
---|---|
소닉 프론티어 (Sonic Frontiers) (0) | 2022.11.29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God of War Ragnarok) (0) | 2022.11.20 |
베요네타3 (Bayonetta 3) (0) | 2022.11.01 |
고담 나이츠 (Gotham Knights) (0)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