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담 나이츠
플레이타임 26시간 엔딩 및 사이드 퀘스트 완료
배트맨이 죽고 난뒤의 그의 4인의 제자(?)들이 펼치는 액션 게임 고담 나이츠
발매전에는 딱 아캄 시리즈의 신작이라는 기대반 아캄 유니버스가 아니라 코옵기반의 액션RPG라는 걱정 반정도였는데
정보들이 공개가 되면 될수록 그 퀄리티에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급기야 발매 1주전에 성능모드가 없는 30프레임이라는 소리에 걱정이 기대를 앞서기 시작했고
실제 플레이 해봤을때 그 걱정은 상당히 안 좋은 현실로 다가왔다.
이 게임 바로 전에 플레이 했던 같은 30프레임 게임인 플래그테일: 레퀴엠은
비쥬얼이 상당히 뛰어났고,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월드구현에 상당한 정성을 들였으며,
엄청 급박하거나 격한 액션이 상대적으로 없는 현실적인 움직임인데다가
웬만한 장면에서는 30프레임방어를 잘 해준 편이었다.
하지만 고담 나이츠는 어이없게도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줬다.
오픈월드긴 하지만 현세대기에서 충분히 60프레임 가능할 것 같은 비쥬얼,
60프레임이 절실해보이는 격하고 빠른 액션들,
그마저도 30프레임은 커녕 10프레임대까지 떨어지는듯한 상황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코옵을 넣은 오픈월드 설계의 게임이라서라는 말은 절대 핑계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코옵을 했을떄의 프레임은 그보다도 훨씬 심하게 떨어지니까...
프레임만 문제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고담 나이츠에서는 그 외에도 좋은 점을 찾아보기가 상당히 힘들다.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아캄식 프리플로우 액션은 아니지만 그와 상당히 유사한 액션을 채용했으며
잠입파트부분에서도 아캄시리즈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스토리는 아캄 시리즈와는 관계 없는
완전한 배트맨 신작 스토리라고는 했지만 아캄 시리즈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캄시리즈와는 다르게 만들려고 했던 부분들이다.
아캄시리즈의 전투는 공격과 반격을 기본으로 하고 여러명과 상대하더라도 컨트롤이 좋은 사람이라면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많은 기능들이 장점이었지만,
고담 나이츠는 기본공격은 비스무리하게 느리고 적들을 알아서 따라가서 때리는 느낌이지만
반격 없이 회피로만 적의 공격을 피해야되고 덩치들을 제압할 강공격이나 모멘텀 공격이 쾌적하지 못하고
드론마스터나 평타를 회피하는 적들이 둘 이상 붙게 되면 공격할 타이밍 잡기도 애매해져버려서
그냥 전투가 짜증나게 어려워질 뿐이다.
거기다가 난이도를 어려움으로 하면 적들의 방어력이 쎄지는건지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낮아지는건지
같은 레벨 덩치 캐릭터들은 초반부터 하루종일 때려야 한명을 잡을 수 있는 수준이고
어느정도 스킬이 갖춰지고 좋은 옵션의 장비를 끼고 있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특정 몬스터가 나오는 구간부터는 어려움으로 계속 진행하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후반부터는 보통 난이도로 진행했다.)
잠입 파트 또한 각 건물이나 스테이지마다 특색있는 레벨디자인으로 공략하는 재미가 있었던 아캄시리즈에 비해
딱히 기억에 남는 레벨디자인도 없고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공략이 가능한데다가
AI마저 너무 멍청한데다가 (아캄도 조금 멍청하긴 하지만)
갈고리 암살이나 해킹도구로 혼란같은 스킬들 로빈과 배트걸로 각각 나눠가져갔기 때문에
혼자서 하기에는 재미가 더 떨어지는 편이다.
아이템 디자인 부분은 예전에 발매됐던 마벨의 어벤져스의 실수가 그대로 들어가있다.
어벤져스는 기본틀 자체가 반복미션의 파밍을 염두해두고 게임이 디자인 되어있지만
고담 나이츠는 파밍에 어울리는 컨텐츠인 던전이나 보스레이드같은 것이 딱히 없음에도
멀티플레이RPG에서나 볼법한 아이템 체계를 넣어놨다.
코옵플레이가 가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오픈월드 액션에
캠페인 위주의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레벨이 높은 장비나
옵션이 더 좋은 룬같은 아이템 디자인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파밍요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게임에서의 아이템 디자인의 깊이는 한없이 얕아서
속성별 근거리 원거리 무기, 거기에 붙일 수 있는 옵션 종류 2개씩정도가 끝이다.
또한, 메인스토리를 진행하려면 중간중간 범죄저지와 심문을 해야 진행이 되는 부분때문에
스토리의 진행도 끊기는데, 반대로 메인스토리에 나오는 퀘스트나 미션마저
기존에 하던 범죄저지와 똑같은 퀘스트가 반복되는걸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아무리 배트맨 세계관의 게임이지만,
배트맨 만화나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기들끼리는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불친절하게 느껴졌고,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도 스토리텔링이 그렇게까지 좋은 편은 아니고
오픈월드 게임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스토리의 템포나 텐션도
좀처럼 종잡을 수 없어서 어색했다.
그래도 이 게임의 장점을 찾자면 슈트를 입은 캐릭터 모델링이 꽤 볼만하고
인게임 액션이나 컷신 연출에 나오는 액션 애니메이션들이 상당히 좋다는 점,
그리고 서브(?)빌런 관련 퀘스트들의 퀄리티가 괜찮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이 게임을 음식에 비유하자면,
어느 요리사가 돈까스장인에게 요리를 배워와서 그 위에 민트초코 소스를 끼얹은 느낌이다.
아캄시리즈라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 (심지어는 아캄오리진을 개발해본 적도 있으면서)
자기들이 재밌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섞어버려서 그 맛마저 해쳐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캄유니버스의 이야기와는 상관 없는 신작이라는 인터뷰를 하긴 했었는데
스토리말고도 게임 자체를 아예 다르게 만들거나
비슷하게 만들거면 그 맛을 확실하게 살렸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작사의 의도가 어떤지는 알 방법이 없지만,
4명의 이번 작품 주인공들도 이야기속에서 그랬듯
이 게임 역시 배트맨의 그늘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 이 게임의 가장 싫은 점은 민트초코 돈까스도 어쨌든 돈까스의 맛이 난다는 점이다...(재미가 있긴 있다...)
4.7/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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