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오브 워 선즈 오브 스파르타
플레이타임 21시간, 엔딩 완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이질적인 만남
그리스 3부작 리메이크 소식과 함께 기습적으로 발매된 "갓 오브 워: 선즈 오브 스파르타".
기존 3D 액션 어드벤처에서 벗어나 2D 메트로바니아 장르를 채택하며 신선함을 주었지만,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아닌 '메가 캣 스튜디오(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 인 투 더 핏 개발사)'가
외주 개발을 맡았다는 점에서 묘한 언밸런스함이 예견되었다.
그리고 그 우려는 게임 전반에 걸쳐 현실로 나타났다.
과도한 부드러움이 앗아간 '스파르타의 손맛'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그래픽은 레트로 도트 스타일로, 애니메이션 자체는 굉장히 부드럽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에만 치중한 나머지, 갓 오브 워 시리즈 특유의 묵직하고 과격한,
이른바 '찰진 타격감'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적을 찢고 부수는 처형 모션이나 주요 컷신의 연출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메트로바니아에서 중요한 배경 역시 다양한 테마로 분량을 채워 지루함은 덜었지만,
도트 아트 특유의 감탄이 나올 만한 시각적 쾌감은 없어 들인 정성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무지개색 패턴과 얕은 조작감이 만든 '지저분한 전투'
게임플레이, 특히 전투의 만듦새는 몹시 뼈아프다.
기존 시리즈의 가드/회피 불가 공격을 가져온 것까진 좋았으나,
이를 뇌절 수준으로 꼬아놨다. 가드 불가, 회피 불가, 가드 브레이크 공격 등등이 빨강, 파랑, 민트, 보라, 노란색 등으로 난립한다.
어차피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대응은 '가드' 아니면 '회피'뿐인데,
직관성만 떨어뜨리는 색깔 놀이를 굳이 이렇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었을까?
여기에 조작의 깊이마저 얕다. 기본 3~4연타 외에 무기 스킬, 활력 스킬, 마법 등이 존재하지만,
활력과 마나는 스킬 한두번만 쓰면 순식간에 바닥나서 쓸 기회조차 적다.
십자키로 마법을 고르고 'L2+버튼'으로 발동하는 조작계는 템포가 빠른 전투에서 민첩하게 쓰기 어렵고,
스킬 트리로 배우는 추가 공격기들은 후딜레이가 너무 길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평타 3연 치다가 체력 없으면 활력 공격'이라는 단순한 사이클만 반복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보스를 포함한 적들의 AI도 단조롭다.
유저와의 거리나 상황에 맞춰 반응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패턴 1, 2, 3을 기계적으로 반복할 뿐이라 한두 번만 죽어보면 금방 공략이 가능하다.
동기부여를 잃어버린 스파르타의 유령
장르가 메트로바니아라면 스토리는 적당히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이 게임은 다름 아닌 "갓 오브 워"다.
크레토스의 어린 시절을 다룬다고 해서 "도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가 그렇게 분노하게 되었는가?"라는
근원적인 궁금증을 기대했지만, 게임은 이를 전혀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신들의 전쟁, 거대한 괴물들과의 혈투를 벌이던 시리즈의 스케일과 비교하면 이번 작의 목표는 너무나도 초라하다.
연인도, 부모도, 형제도, 심지어 친한 친구도 아닌 그저 '스파르타 일원 하나'를 찾겠다고 20시간 넘게 맵을 헤맨다.
분위기만 웅장하고 진지할 뿐, 플레이어를 이끄는 동기부여는 한없이 빈약하다.
몰입을 방해하는 기술적 아쉬움
여기에 구간을 넘어갈 때마다 발생하는 잔로딩, 은근히 길어서 짜증을 유발하는 게임오버 후의 검은 화면,
종종 발생하는 캐릭터 멈춤 버그와 프레임 끊김 현상 등 기술적인 만듦새도 쾌적한 플레이를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딜레마
지금까지 쏟아낸 단점들은 이 게임이 "갓 오브 워" 혹은 "산타모니카"라는
거대한 그림자 아래에 있기 때문에 더욱 도드라진 것이 사실이다.
만약 이 게임이 갓 오브 워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은 전혀 다른 인디 메트로바니아였다면 어땠을까?
34,8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질지언정, 메인만 밀어도 15~20시간이 보장되는 넉넉한 분량,
비록 알맹이가 허술하고 보상은 부실해도 몬스터와 아이템으로 밀도 있게 꽉꽉 채워놓은 맵 디자인은
분명 '탐험하는 재미'를 주는 웰메이드 인디 게임으로 평가받았을 수도 있을것이다.
총평
이 게임이 갓 오브 워라는 이름을 떼고 나왔으면 덜 아쉬웠을까?
반대로 인디 메트로바니아였다면 게임이 더 좋게 보였을까?
두 질문 모두에 확신을 가지고 Yes나 No를 대답할 수 없다.
그 어디에도 완벽히 속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마는, 비운의 갓 오브 워 신작이다.
6.7/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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