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왕 3
플레이타임 35시간, 엔딩 완료
특유의 손맛, 그 위에 얹어진 오픈 필드
인왕 시리즈가 특유의 찰진 액션 위에 오픈 필드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다.
인왕 1에서 2로 넘어갈 때도 그랬지만, 이번 3편 역시 점프의 추가와 필드의 확장을 제외하면
플레이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다.
이것은 검증된 재미의 유지일 수도, 혹은 안주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패드를 잡는 순간 느껴지는 그 익숙한 손맛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넓어졌지만 깊어지지는 못한 비주얼
냉정하게 말해 인왕이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작은 시대와 장소가 바뀌어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화면을 채우는 오브젝트들이 복잡해 시각적인 피로감이 있다.
필드는 확실히 넓어졌지만, "와" 하는 감탄이 나오는 절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넓어진 무대를 시각적으로 꽉 채우기보단, 기존의 어두운 분위기를 그냥 넓게 펴 바른 느낌이 강해 아쉬움이 남는다.
스트레스를 덜어낸 '반픈월드'의 미학
게임은 완전한 오픈월드라기보단, 4~5개의 거대한 구역으로 나뉜 '반픈월드' 형식을 취한다.
다행인 점은 전작들의 악명 높았던 '꼬아놓은 맵' 구조가 덜하다는 것이다.
옆으로는 넓어졌지만 위아래로 복잡한 맵은 거의 사라져 길 찾기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었다.
덕분에 인왕 특유의 적 배치나 파밍 요소를 넓은 맵에서 공략하는 재미가 꽤 쾌적하게 다가온다.
1장부터 느껴지는 기시감
가장 큰 진입 장벽은 초반부다. 특히 1장에서는 "이게 신작인가, 확장팩인가" 싶을 정도로
전작의 익숙한 요괴들과 보스들이 대거 등장한다.
안 그래도 시스템이 익숙한데 적들까지 구면이니, 신작을 플레이할 때의 설렘보다는 익숙한 숙제를 다시 하는 기분이 앞선다.
초반부에 조금 더 새로운 인상을 심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다.
욕심이 과했던 시스템의 통합과 분리
새롭게 도입된 사무라이/닌자 변신 시스템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무기와 스킬, 회피기까지 직업별로 쪼개놓다 보니, 톤파를 쓰려면 닌자를, 대태도를 쓰려면 사무라이를 강제당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전작들의 다마시로, 수호령, 음양술, 사역부 등 온갖 시스템을 다 가져와 합쳐 놓으니 너무 비대해졌다.
칭호, 고다마, 지장, 가문 시스템 등 비슷해 보이는 시스템도 다이어트가 필요해 보인다.
모든 걸 다 넣으려 하기보다,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이유
여러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결론은 "역시 인왕은 인왕"이라는 것이다.
난이도는 대중적으로 조절되었고, 귀찮은 수집 요소는 친절하게 표시해 주며, 진행은 물 흐르듯 매끄럽다.
익숙한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투덜거리면서도 한 번 시작하면 엔딩까지 달리게 만드는 몰입감은 여전하다.
총평
인왕 4가 나온다면 나는 또 욕하면서도 '호구'같이 구매 버튼을 누를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단순히 양을 늘리기보다, 시리즈의 질적 도약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7.0/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