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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쏟아지는 호평 속에 길을 잃다, 난해하게 꼬인 SF 서사 '1000x레지스트 (1000xResist)' 리뷰

 

1000x레지스트

플레이타임 11시간, 엔딩 완료

 

 

평단의 찬사, 그리고 비주얼 노벨

메타크리틱 86점, 스팀 평가 4,000개 이상의 '압도적 긍정적'. 여기에 최근 공식 한글화 소식까지 더해져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장르적으로는 앞서 리뷰한 '언틸 덴'과 유사하다.

캐릭터 이동과 선택지, 간헐적인 미니게임을 제외하면 능동적인 조작 요소가 배제된 '인터랙티브 무비' 혹은 '비주얼 노벨'에 가깝다.

 

강렬한 오프닝과 나쁘지 않은 템포

시작은 훌륭하다. 초반부터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장면을 배치해 플레이어의 시선을 묶어두는데 성공했다.

중간중간 호흡이 늘어지는 구간도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전개 속도는 답답하지 않은 편이다.

 

과도한 설정 중첩이 부른 '서사의 불협화음'

문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SF 판타지 세계관에 실제 역사의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설정이 깔려 있고,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한다.

여기에 난해한 은유와 개념적인 연출까지 뒤섞이다 보니, 이야기가 하나의 줄기로 모이지 않고 파편화된 느낌을 준다.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와 설정이 너무 방대했던 탓일까, 온전히 몰입하기에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다.

 

저예산의 명과 암

인디 게임의 규모를 감안하면 SF적으로 구현된 3D 월드나 컷신 연출은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화 장면에서 최소한의 애니메이션조차 없는 정적인 연출은 몰입을 방해한다.

모든 대사가 풀 보이스로 더빙되어 있어 텍스트만 읽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시각적인 변화 없이 고정된 화면이 긴 시간 이어지다 보니 피로감이 쌓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총평

빈약한 게임플레이를 채워줄 것이라 기대했던 스토리와 비주얼이 과연 세간의 극찬만큼 대단한지 의문이 남는다.

복잡한 설정을 파고드는 것을 즐긴다면 다르겠지만, 직관적인 재미를 원한다면 추천하기 어렵다.

 

5.9/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