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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스칼렛 스트링스 (Scarlet Nexus)

 

스칼렛 스트링스

플레이타임 28시간 1회차 유이토 엔딩 완료

 

 

반다이 남코에서 발매된 최신 십덕 액션 RPG 스칼렛 스트링스

첫인상은 이제까지 카툰랜더링 방식의 그래픽 게임중에서는 최고수준의 비쥬얼로 눈을 사로잡고

컷신과 플레이중에 부드럽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이것이 '차세대 애니메이션풍 게임'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조금만 진행하다보면 이상한점이 느껴진다.

바로 컷신에 대한 연출인데 대부분의 이런 일본식 애니메이션풍 게임은

어설프게라도 컷신에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연출을 하는게 보통인데

스칼렛 스트링스는 마치 비쥬얼 노벨에서 볼 수 있는 장면 사진 하나와

인물 얼굴화면 여러개로 컷신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이런 연출도 있을 수 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뒤로 갈수록 이런 성의 없는 컷신이 봐주기 힘들어진다.

 

급박한 상황이나 심지어는 캐릭터들이 서로 싸우는 연출도

90% 이상을 장면컷으로만 떼워버리니 애써 만들어놓은 

고퀄리티의 질 좋은 캐릭터 모델링이 아까워진다.

 

게다가 정말 가끔씩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연출은

고해상도 + 부드러운 프레임 + 카메라워크나 효과등등이 상당히 괜찮기 때문에

이런 정적인 장면컷 연출이 상대적으로 비교되고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이런 애니메이션 컷신 하나하나가 다 예산이고 인력이겠지만...)

 

게임플레이는 비슷한 이미지의 코드베인과는 달리

캐쥬얼한 액션 RPG에 어느정도 살이 붙어있는 방식이다.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 한명이지만

간단한 조작으로 동료들의 능력과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고

염력능력으로 스테이지에 있는 오브젝트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단순하지 않은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초중반까지 이런 액션자체로의 재미를 다 느끼고 나서가 문제다.

적들의 종류는 많지 않은데 난이도 어려움 기준으로도 약점만 파악하고 나면

순식간에 쓰러지는 몬스터들이 대부분이고 두세마리의 보스를 제외하면

크게 인상적인 보스전도 없는 편이다. 게다가 던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의

던전들은 적들이 리젠되는 스테이지들을 반복해서 이어놓은 것에 불과한데

길이는 또 후반갈수록 길어지기만 해서 쉽사리 지루해지고,

던전의 보스라는 것들은 개연성 없게 갑자기 튀어나온다던지

스토리에 맞는 전투나 적이 나오는것이 아니라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스토리부분을 보자면 

메인스토리는 어느정도 흥미유발에는 성공하고 있으나

이야기 스케일이 뒤로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초반에 있었던 갈등이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것 같지 않은데

더 큰 문제가 다가와 덮어버리는걸 반복하는 느낌.

 

그리고 챕터 중간중간마다 있는 유대이벤트 (속칭 미연시파트) 들은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배경, 주인공과의 관계나 관련 이벤트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지만, 앞서 말한 성우분들만 고생하면 되는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장면컷신덕분인지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등장인물 9-10명 x 유대이벤트 4-5개 x 주인공 2명 = 100....)

이 이벤트들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메인스토리와 점점 동떨어져서 

이제 막 죽일듯이 싸운 캐릭터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얘기한다던지

세계가 곧 멸망할것 같은데 한가롭게 소풍을 간다던지 하는 이벤트들이 나와서 몰입을 방해한다.

그리고 유대이벤트를 봐야 캐릭터들의 유대레벨이 올라서 전투에 더욱 도움이 되기때문에

안보고 넘어가기도 찝찝하다.

 

결론적으로 스칼렛 스트링스의 단점은 큰 볼륨이다.

끝까지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게임이면 볼륨이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이 게임은 후반갈수록 길이만 길고 반복 재활용되는 몬스터와 던전,

큰 의미, 재미가 없는 엄청난 양의 사이드 이벤트들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든다.

아마도 이 게임을 가장 재밌게 즐기는 방법은 사이드 퀘스트를 다 스킵하면서

메인스토리만 빨리 빨리 보는게 아닐까 싶다.

 

5.5/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