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소드
플레이 타임 20시간, 엔딩 완료
BGM 문제로 화제가 됐다가 일본에서 병맛게임으로 어느정도 유명세를 탄 파이널 소드
게임을 시작하기전까지만 하더라도 얼마나 병맛일까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플레이를 했지만
의외로 병맛외에도 많은걸 생각하게 만든 게임이었다.
일단 그래픽자체는 모바일원작임을 감안하더라도...
이게임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게임중에 이것보다 그래픽이 안좋은 게임이 있을까 싶은 정도이다.
어떤 형태인지 겨우 알 수 있는 몬스터들이나, 아버지, 장로, 상점주인, 마을사람, 신부님까지 피부색만
다르고 전부다 같은 얼굴이라던지 싸구려 폭죽같은 마법이펙트들이 판치는 세상에 있다보면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게임플레이도 기본적으로 액션 RPG이긴 하지만
조작감이 썩 좋지 않고 필드몹들이나 보스들이 한두가지 패턴밖에 없기 때문에
굉장히 단순하게 흘러간다. 가드하거나 슬쩍 옆으로만 피해줘도 알아서 헛치는 경우가 허다하며
보스 가랑이 사이에 서있으면 공격을 아예 안맞는 경우도 있었다.
스토리 전개또한 굉장히 뜬금없고 급전개가 된다.
어머니의 약초를 구하러 가야하는데 위험하다고 말리는 장로와 주인공의 아버지가
주인공의 한마디로 바로 마음이 바뀐다던지, 밤에 뜬금없이 요정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한다던지
우스꽝스러운 진행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런 그래픽이나 게임플레이, 스토리를 초반에 겪고 나면
단순히 C급 병맛게임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나름 스토리가 웃기기도 하고
얼마나 더 병맛일까 궁금해서 조금만 더 진행해봤는데...
초반이 지나고 중반쯤부터 은근히 스테이지 볼륨도 굉장히 커지고
스킬들도 늘어나고 몬스터+보스 패턴이 늘어나서 전투에 다양성이 생기고
(여전히 조작감은 좋지 않았지만 타격감은 나름 쓸만했음)
쓸모있는 마법들도 하나둘씩 나오면서 게임에 흥미가 더 붙기 시작했다.
거지같은 그래픽에 우스꽝스러운 동작 병맛같은 스토리는 계속되긴 했지만
그 안에 액션 RPG의 기본적인 것들 잃지 않고 넣어놨기 때문에
(마을, 장비 업그레이드, 던전, 필드, 퀘스트, 마법, 레벨업, 등등)
성장이나 보상에서 오는 이 장르의 재미가 나름 잘 유지되었다.
그러다보니 극단적으로 얘기를 해보자면,
게임을 즐기는데 화려한 그래픽이나 디테일한 상호작용, 잘짜여진 액션같은것이
전체 재미에 기여하는 비율은 그렇게 크지 않은건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보통 액션게임같은 경우 초반에 비해 후반에 할 수 있는 스킬이나 마법, 추가 액션들이 많기 때문에
적들의 공격이 복잡해지거나 개체수가 많아져도 체감 난이도는 그렇게까지 올라가지 않거나 오히려 낮아지는 편인데
이 게임은 정말 순수하게 순차적으로 어렵다.
초반의 단순한 전투와 마지막 보스를 비교해보면 같은 게임이 맞나 싶을정도.
그래서 초반 단순함만 넘기면 나름 찰진 전투들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꽤 자주 레벨 노가다를 강요하기 때문에
진행에 방지턱이 많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
뭔가 구구절절하게 이 게임을 필사적으로 실드를 치려고 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이 게임을 하면서 병맛같은 스토리와 연출에 정말 많이 웃었고
앞서 말한 기본적인 재미를 플레이 하는 4일동안 느끼기도 했고
나름 개인 방송도 반응이 괜찮아서 흔히 말하는 똥게임, 쿠소게로 치부하기엔
조금 더 뭔가가 있는 게임이지않나 싶다.
1.5/10점
'Ga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아온 마계촌 (Ghosts 'n Goblins Resurrection) (0) | 2021.03.01 |
---|---|
패스리스 (The Pathless) (0) | 2021.02.24 |
웨어울프: 디 아포칼립스 어스 블러드 (Werewolf: The Apocalypse - Earthblood) (0) | 2021.02.07 |
페데스트리안 (The Pedestrian) (0) | 2021.02.04 |
올리야 (Olija) (0) | 2021.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