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모탈 피닉스 라이징 (Immortal Fenix Rising)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
플레이 타임 32시간, 어려움 난이도 완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원래 제목으로 불리지 않은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 일명 유비의 숨결.
사실 이 게임을 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관심도 별로 없었고, 아트 스타일도 취향에 안맞고 오픈월드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유비소프트 게임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플스5를 산지 얼마 안됐는데 해보고 싶은 게임은 다 해봤고 (스파이더맨, 갓폴, 데몬즈 소울)
사이버 펑크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발매일 날짜 선정을 기가 막히게 한 이 게임이 눈에 들어와서
구입 후 플레이 해보았다.
그래픽은 트레일러만 봤을때는 PS4 게임의 평균 퀄리터 정도 되는 것 같아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깔끔한 캐릭터들과 배경들이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았다.
하지만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이 게임이 젤다의 후속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스템과 구성이 닮아있었다.
보통 한 게임이 다른 게임을 닮은 것에는 정도가 있는 법인데 (특히 AAA 메이저 회사 게임들)
이건 조금 도가 지나친 느낌. 마치 영심이 분식이 장사가 잘 되니까 바로 옆집에 죠스 떡볶이를 차려버린 격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벤치마킹을 아주 "잘" 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은 젤다가 그러하듯 아주 재미가 있다.
그래서 머리로는 이 게임은 상도덕이 없는 게임이야... 라고 외치지만
손과 마음은 재미를 느끼고 계속 하고 싶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전투부분은 굉장히 캐쥬얼하고 단순하면서도
패링이나 긴급회피 콤보같은 최근 게임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재미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패링이나 회피 타이밍도 꽤 널널해서 단순한 컨트롤로 내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피드백도 좋은 편.
그리고 무기나 장비, 물약 업그레이드나 체력 스킬 업그레이드도 오픈월드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들로
쉽게 할 수 있도록 연계가 잘 되어있고 각 장비별로 통합 업그레이드가 적용되기 때문에
어떤 장비를 키울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비교적 다양한 적들이 나오고 적당한 수의 던전들이 있지만
(어려움 난이도 기준) 상대적으로 보스전이 개성이 없고 심심했다.
스킬들도 종류에 비해선 각각의 스킬의 용도가 애매하고
특정 스킬이 지나치게 좋아서 원툴 전투가 되기 십상.
전체적으로 그래픽 퀄리티는 괜찮은 편인것에 비해
진행하는 내내 볼 수 있는 배경은 탁 트인 푸른 섬과 어딘지 모를 우주밖에 없는 수준이라
후반부로 진행 될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눈이 지루해진다.
게임 전반부에 걸친 퍼즐은 완성도가 없는 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퍼즐에서 참신함을 느끼긴 어렵고 대체적으로 쉽게 풀려서
와! 이게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는 느낌없이 진행이 된다.
심지어는 후반에 배우는 스킬로 준비된 몇몇개의 퍼즐은 치트키처럼 풀리기도 한다.
쉽게 스킬로 스킵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데 퍼즐은 만들어놨으니 궁금하고
막상 들어가보면 딱히 참신한 퍼즐은 없고의 상황이 반복되기도 한다.
스토리는 그리스 신화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은근히 그리스 신화 내용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나 농담같은 것들이 진행이 되어서
그리스 신화를 모르거나 유명한 신들의 이름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왜 니들끼리만 아는 얘기하는데??' 같은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 외에도 자막을 끊어가는 부분이 이상하다던가,
PS5버전임에도 O, X버튼이 아직 예전 그대로인 점등
자잘한 단점들이 있지만...
이렇게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의 개발진들은
이미 검증된 재미의 명작 게임 구성과 시스템을 가져오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그리스 신화의 배경을 통해서
(아마도?) 아주 안전하게 유저들에게 보장된 재미를 주길 원한 것 같다.
한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같은 장르의 비슷한 게임이 나오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게임 하는 내내 특정 게임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게임의 퀄리티가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고
몇몇 부분은 오히려 유저친화적이면서 개선, 발전된 점이 많이 보였기 때문에
임모탈 피닉스 라이징의 참신함과 새로움의 부재가 더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6.5/10점